태어난 시(時)로 보는 기질 — 12시진별 성향 풀이

사주 여덟 글자 가운데 시주(時柱)는 흔히 ‘말년’과 ‘자식’, 그리고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속마음을 비추는 자리로 읽습니다. 그런데 시주를 이루는 시지(時支), 곧 태어난 시각의 지지 하나만 떼어 봐도 그 사람이 지닌 결의 한 면을 엿볼 수 있습니다. 옛사람은 하루를 두 시간씩 열둘로 나누어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라 불렀는데, 이것이 곧 12시진(十二時辰)입니다.

아래에서 자시생부터 해시생까지 열두 가지 시진을 하나씩 짚어 보겠습니다. 먼저 자신이 태어난 시각이 어느 시진에 드는지 확인하고, 그 항목만 골라 읽으셔도 좋습니다. 여기 적은 시각은 대략의 기준이며, 지역과 서머타임에 따라 30분가량 앞뒤로 조정해 보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을 먼저 일러 둡니다.

  1. 자시(子時) · 밤 11시 ~ 새벽 1시 — 물의 씨앗. 하루가 끝나고 새 하루가 시작되는 경계의 시각입니다. 자시에 태어난 분은 생각이 깊고 남이 잠든 시간에 홀로 궁리하기를 즐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겉은 조용해도 속으로는 부지런히 계획을 세우는 편이라, 밤에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일이 잦습니다. 다만 혼자 삭이는 습관이 지나치면 곁에 있는 사람이 속을 읽기 어려워지니, 생각을 한 번씩 소리 내어 나누면 좋습니다.

  2. 축시(丑時) · 새벽 1시 ~ 3시 — 언 땅. 겨울 새벽의 굳은 흙에 견주는 시각입니다. 축시생은 묵묵히 견디는 힘과 성실함이 도드라집니다. 한번 마음먹은 일은 티 내지 않고 꾸준히 밀고 나가는 뚝심(끈질기게 버티는 힘)이 있어 뒤로 갈수록 빛을 봅니다. 대신 속도가 더디고 고집스러워 보일 수 있으니, 가끔은 방향을 새로 여닫는 유연함을 곁들이면 좋습니다.

  3. 인시(寅時) · 새벽 3시 ~ 5시 — 움트는 나무. 만물이 기지개를 켜는 여명의 시각입니다. 인시에 태어난 분은 시작하는 힘, 곧 추진력이 강한 편입니다. 새로운 일에 겁 없이 뛰어들고 아침형으로 하루를 힘차게 여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처음의 불길이 세다 보니 마무리에서 힘이 빠지기 쉬우니, 끝맺음까지 챙기는 습관을 들이면 좋습니다.

  4. 묘시(卯時) · 아침 5시 ~ 7시 — 아침 화초. 해가 막 떠오르며 이슬이 맺힌 풀잎을 비추는 시각입니다. 묘시생은 온화하고 부드러워 사람 사이를 잘 잇습니다. 감수성이 풍부하고 미적 감각이 살아 있어 꾸미고 가꾸는 일에 재주를 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신 마음이 여려 남의 기분에 쉬 흔들릴 수 있으니, 내 중심을 단단히 두는 연습이 도움이 됩니다.

  5. 진시(辰時) · 아침 7시 ~ 9시 — 봄의 습토. 촉촉한 봄 흙에 만물이 자라나는 시각으로, 열두 시진 가운데 변화와 상상의 기운이 짙은 자리로 봅니다. 진시에 태어난 분은 스케일이 크고 포부가 남다른 경향이 있습니다. 여러 재주를 두루 갖춰 한 우물보다 여러 갈래에 관심을 두기도 합니다. 다만 꿈이 커 현실과 벌어질 수 있으니, 큰 그림을 작은 걸음으로 쪼개는 습관이 좋습니다.

  6. 사시(巳時) · 오전 9시 ~ 11시 — 오르는 불. 해가 하늘 높이 오르며 기운이 활발해지는 시각입니다. 사시생은 머리 회전이 빠르고 눈치가 밝아 상황을 잘 읽습니다. 표현이 세련되고 자기 매력을 드러낼 줄 아는 편이라 사람들 앞에서 돋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신 속마음을 좀처럼 다 열지 않아 재고 따지는 듯 비칠 수 있으니, 가까운 이에게는 한 뼘 더 솔직해지면 좋습니다.

  7. 오시(午時) · 낮 11시 ~ 오후 1시 — 한낮의 태양. 하루 중 볕이 가장 뜨거운 시각으로, 밝고 드러나는 양의 기운이 절정에 이릅니다. 오시에 태어난 분은 활기차고 솔직해 어디서든 분위기를 밝힙니다. 열정이 앞서 하고 싶은 일에 몸을 사리지 않는 편입니다. 다만 감정이 빨리 달아올랐다 식기 쉬우니, 한 박자 쉬어 가는 여유를 챙기면 오래 갑니다.

  8. 미시(未時) · 오후 1시 ~ 3시 — 마른 여름 흙. 볕에 데워진 흙에서 열매가 익어 가는 시각입니다. 미시생은 정이 많고 배려가 몸에 배어 주변을 잘 살핍니다. 예술과 손재주 방면에 감각을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신 남을 챙기느라 정작 자기 몫을 미루기 쉬우니, 이따금 나를 먼저 돌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9. 신시(申時) · 오후 3시 ~ 5시 — 다듬는 쇠. 하루 일과가 결실로 정리되어 가는 시각입니다. 신시에 태어난 분은 현실 감각이 뛰어나고 일 처리가 야무진 경향이 있습니다. 판단이 빠르고 손익을 또렷이 가려 실속을 잘 챙깁니다. 다만 계산이 앞서 냉정해 보일 수 있으니, 사람을 대할 때는 온기를 한 자락 더하면 좋습니다.

  10. 유시(酉時) · 오후 5시 ~ 7시 — 세공된 보석. 해가 지며 하루를 갈무리하는 시각입니다. 유시생은 섬세하고 깔끔해 마무리가 정갈합니다. 작은 흠도 놓치지 않는 눈이 있어 완성도를 높이는 일에 강한 편입니다. 대신 예민함이 지나치면 스스로를 몰아붙이기 쉬우니, 이미 이룬 것을 인정해 주는 너그러움이 도움이 됩니다.

  11. 술시(戌時) · 저녁 7시 ~ 9시 — 늦가을 마른 흙. 하루가 저물고 집을 지키는 개의 시각으로 불립니다. 술시에 태어난 분은 의리와 책임감이 두텁고 믿음직합니다. 한번 맺은 인연과 약속을 소중히 여겨 곁을 든든하게 지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옳고 그름을 뚜렷이 가르다 완고해 보일 수 있으니, 다른 입장도 헤아리는 여유를 두면 좋습니다.

  12. 해시(亥時) · 밤 9시 ~ 11시 — 깊은 물. 하루가 완전히 저물어 고요해지는 시각입니다. 해시생은 속이 깊고 상상력이 풍부해 남이 보지 못하는 면을 읽어 냅니다. 욕심을 앞세우지 않고 넉넉히 품는 성정이라 주변에 편안함을 줍니다. 대신 결정을 미루며 흘려보내기 쉬우니, 작은 선택부터 매듭짓는 연습이 도움이 됩니다.

시지 하나로 다 알 수는 없습니다

열두 시진의 결을 죽 읽고 나면 “내 시진이 참 잘 맞는다” 싶기도, “영 딴 사람 이야기 같다” 싶기도 합니다. 두 반응 모두 자연스럽습니다. 시지는 여덟 글자 중 하나일 뿐이고, 그 위에 놓인 시간(時干)과 어떤 짝을 이루는지, 일간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에 따라 같은 자시라도 결이 사뭇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시주는 태어난 시각을 정확히 알아야 제자리를 잡습니다. 출생 시각이 어림하거나 경계에 걸쳐 있으면 시지가 옆 칸으로 넘어가 풀이가 통째로 바뀝니다. 그러니 위 설명이 잘 맞지 않는다면, 실제 태어난 시각이 이웃한 시진 쪽이 아닌지 한번 살펴보시길 권합니다.

시진 풀이는 나를 가두는 이름표가 아니라, 하루의 어느 결에서 태어났는지를 헤아려 보는 작은 실마리입니다. 이 실마리를 붙들고 시간과 일간, 나아가 여덟 글자 전체로 시야를 넓혀 갈 때 비로소 내 시주의 진짜 이야기가 열립니다. 오늘은 우선 자신이 태어난 그 두 시간의 기운을 가만히 떠올려 보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참고문헌

자주 묻는 질문

태어난 시로 기질을 보는 근거는 무엇인가요?
시주를 이루는 시지, 곧 태어난 시각의 지지 하나를 12시진으로 나눠 각 시진이 지닌 기운과 성향의 경향을 살핍니다. 자시생부터 해시생까지 열두 결로 나눠 풀이합니다.
시진 풀이가 나와 잘 맞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요?
출생 시각이 어림하거나 경계에 걸쳐 있으면 시지가 옆 칸으로 넘어가 풀이가 통째로 바뀝니다. 잘 맞지 않는다면 실제 태어난 시각이 이웃한 시진 쪽은 아닌지 살펴보시길 권합니다.
시지 하나로 성향을 다 알 수 있나요?
시지는 여덟 글자 중 하나일 뿐이라 단정할 수 없습니다. 위에 놓인 시간과 어떤 짝을 이루는지, 일간과 어떤 관계인지에 따라 같은 자시라도 결이 사뭇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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