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수(大運數) — 대운이 몇 살에 바뀌나, 순행·역행 계산 원리

사주 여덟 글자가 태어난 순간에 고정된 ‘지도’라면, 대운(大運)은 그 지도 위를 걸어가는 ‘길’입니다. 대운은 10년을 한 묶음으로 삼아 바뀌는데, 문제는 이 교체가 누구에게나 0살·10살·20살에 딱 맞춰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어떤 사람은 세 살에 첫 대운이 들어오고, 어떤 사람은 아홉 살에야 들어옵니다. 이 ‘첫 대운이 시작되는 나이’를 정하는 숫자가 바로 대운수(大運數)입니다. 이 글에서는 대운수가 어떻게 정해지는지, 그 계산 원리를 뜯어본 뒤 실제 사주를 예로 들어 한 단계씩 따라가 보겠습니다.

대운수가 뭘 결정하나

대운은 월주(月柱), 곧 태어난 달의 간지를 출발점으로 삼아 60갑자 순서를 따라 한 칸씩 옮겨 가며 만들어집니다. 각 대운은 10년간 그 사람의 삶에 배경처럼 깔리는 기운으로 봅니다. 그런데 이 첫 대운이 인생의 몇 살 지점에서 시작하느냐가 사람마다 다릅니다.

대운수는 바로 그 시작 나이를 가리키는 한 자리 숫자입니다. 대운수가 3이면 만 3세 무렵부터 첫 대운이 들어와 13세, 23세, 33세… 이렇게 10년 간격으로 대운이 교체됩니다. 대운수가 8이면 8세, 18세, 28세가 교체 시점이 됩니다.

쉽게 말하면 — 대운수는 ‘내 인생에서 첫 번째 10년 운이 문을 여는 나이’입니다. 이 숫자가 몇이냐에 따라 이후 모든 대운의 교체 나이가 함께 정해집니다.

그래서 대운수를 잘못 잡으면 대운 흐름 전체가 어긋나 버립니다. 대운수 계산이 사주 풀이의 기초로 꼽히는 이유입니다.

원리 1 — 순행과 역행을 먼저 가른다

대운수를 구하기 전에 반드시 정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대운이 60갑자 순서를 따라 앞으로 나아가는지(순행), 거꾸로 물러나는지(역행)입니다. 이 방향은 두 가지 조건을 곱해 결정합니다.

첫째는 연간(年干)의 음양입니다. 태어난 해 천간이 양(갑·병·무·경·임)이냐 음(을·정·기·신·계)이냐를 봅니다. 둘째는 성별입니다. 명리학의 오래된 규칙은 이렇게 정리됩니다.

흔히 ‘양남음녀는 순행, 음남양녀는 역행’이라고 외웁니다. 여기서 양남(陽男)은 양의 해에 태어난 남자, 음녀(陰女)는 음의 해에 태어난 여자를 뜻합니다. 순행이면 월주 다음 간지로 나아가고, 역행이면 월주 이전 간지로 물러나며 대운을 배열합니다.

원리 2 — 절기까지의 날수를 센다

방향을 정했으면, 이제 대운수를 구할 차례입니다. 핵심은 태어난 날과 ‘절기(節氣)’ 사이의 거리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절기는 한 달을 여는 마디, 곧 입춘·경칩·청명처럼 월(月)이 바뀌는 열두 절입입니다.

이렇게 센 날수를 3으로 나눈 몫이 대운수입니다. 3으로 나누는 이유는 명리학에서 하루를 넉 달(120일)에 대응시키던 옛 계산법에서 나옵니다. 대략 3일이 1년의 대운 흐름에 해당한다고 본 셈입니다.

쉽게 말하면 — 태어난 날이 절기의 마디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날수로 잰 다음, 그 숫자를 3으로 나누면 대운이 시작되는 나이가 나옵니다.

나머지 처리에는 통용되는 관례가 있습니다. 나머지가 1이면 버리고, 나머지가 2면 올려서 대운수에 1을 더하는 방식을 흔히 씁니다. 몫이 0으로 떨어질 만큼 절기에 바짝 붙어 태어났다면 대운수를 1로 잡기도 합니다. 유파에 따라 반올림 기준이 조금씩 달라, 어떤 곳은 나머지를 무조건 반올림하고 어떤 곳은 시(時) 단위까지 쪼개 소수로 계산하기도 합니다.

계산 예시 — 한 단계씩 따라가기

말로만 보면 헷갈리니, 가상의 생일을 하나 세워 놓고 처음부터 끝까지 짚어 보겠습니다. 양력 1990년 4월 20일에 태어난 남성이라고 해 봅시다.

1단계 — 사주에서 필요한 정보를 뽑는다. 만세력으로 이 날의 간지를 확인하면 연주는 경오(庚午), 월주는 경진(庚辰)이라고 두겠습니다. 대운수 계산에 당장 필요한 것은 연간(경, 庚)과 월주(경진)입니다.

2단계 — 순행인지 역행인지 가른다. 연간 ‘경(庚)‘은 양간입니다. 태어난 사람은 남성이니 ‘양남’에 해당합니다. 양남은 순행입니다. 따라서 이 사람의 대운은 월주 경진(庚辰) 다음 간지인 신사(辛巳)부터 앞으로 나아갑니다.

3단계 — 어느 절기까지 셀지 정한다. 순행이므로 태어난 날(4월 20일)부터 다음 절입일까지 셉니다. 4월의 다음 절기는 입하(立夏)이고, 1990년 입하가 5월 6일 무렵이라고 두겠습니다.

4단계 — 날수를 센다. 4월 20일부터 5월 6일까지의 날수를 셉니다. 4월 남은 날 10일(21일~30일)에 5월 6일까지 6일을 더하면 16일입니다.

5단계 — 3으로 나눈다. 16 ÷ 3 = 5, 나머지 1입니다. 나머지 1은 버리는 관례를 따르면 대운수는 5가 됩니다.

6단계 — 대운 교체 나이를 배열한다. 대운수가 5이므로 첫 대운은 만 5세 무렵 시작합니다. 이후 순행 방향으로 10년마다 교체되니, 교체 나이는 5세·15세·25세·35세…가 되고, 대운 간지는 신사(辛巳)→임오(壬午)→계미(癸未)→갑신(甲申)… 순으로 이어집니다.

만약 같은 날 태어난 사람이 여성이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연간 경(庚)은 양간, 성별은 여성이니 ‘양녀’가 되어 역행입니다. 이 경우 4월 20일부터 **앞 절기인 청명(淸明, 4월 5일 무렵)**까지의 날수 15일을 세고, 15 ÷ 3 = 5로 대운수는 같은 5가 나오지만, 대운 간지는 월주 이전인 기묘(己卯)→무인(戊寅)→정축(丁丑)… 순으로 거꾸로 흐릅니다. 같은 대운수라도 방향이 반대라 삶에 깔리는 기운의 순서가 완전히 달라지는 셈입니다.

왜 사람마다 이렇게 다를까

여기까지 따라오면 한 가지가 또렷해집니다. 대운수는 ‘태어난 날이 절기 마디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가’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위치에서 나온다는 점입니다. 절기 바로 다음 날 태어난 순행 사주라면 다음 절기까지 거의 한 달을 세야 하니 대운수가 9, 10에 가까워지고, 절기 하루 전에 태어난 순행 사주라면 대운수가 1에 그칩니다.

그러니 대운수가 이르다고 좋고 늦다고 나쁜 것이 아닙니다. 대운수가 크면 첫 대운의 색채가 옅게 오래 이어지는 유년을 보내고, 작으면 어릴 때부터 뚜렷한 운의 결을 타는 경향이 있다고 풀이하는 정도입니다. 손으로 절입일을 일일이 찾아 세는 일은 번거로우니, 대운수와 대운 흐름은 만세력 기반 사주 서비스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다만 그 숫자가 어떤 과정을 거쳐 나왔는지 원리를 알아 두면, 자신의 대운표를 볼 때 ‘이 나이에 왜 운이 바뀐다는 걸까’ 하는 물음에 스스로 답할 수 있습니다. 대운수 한 자리를 읽어 내는 일이, 결국 자기 삶의 시간표를 이해하는 첫 열쇠가 되는 셈입니다.

참고문헌

자주 묻는 질문

대운수는 무엇을 정하는 숫자인가요?
첫 대운이 인생 몇 살에 시작하는지를 가리키는 한 자리 숫자입니다. 대운수가 3이면 3세·13세·23세, 8이면 8세·18세·28세처럼 이후 대운 교체 나이가 함께 정해집니다.
순행과 역행은 어떻게 가르나요?
태어난 해 천간의 음양과 성별을 함께 봅니다. 양의 해에 태어난 남자와 음의 해에 태어난 여자는 순행, 음의 해 남자와 양의 해 여자는 역행입니다. '양남음녀는 순행, 음남양녀는 역행'으로 외웁니다.
대운수는 실제로 어떻게 계산하나요?
순행이면 태어난 날부터 다음 절입일까지, 역행이면 바로 앞 절입일까지의 날수를 센 뒤 3으로 나눈 몫이 대운수입니다. 나머지가 1이면 버리고 2면 1을 더하는 관례를 흔히 씁니다.
대운수가 빠르면 좋고 늦으면 나쁜가요?
이르고 늦음의 좋고 나쁨은 아닙니다. 대운수가 크면 첫 대운의 색채가 옅게 오래 이어지는 유년을, 작으면 어릴 때부터 뚜렷한 운의 결을 타는 경향으로 풀이하는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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